미분류

스크랩하기
인쇄하기
즐겨찾기
퍼가기
카카오톡으로 퍼가기 페이스북으로 퍼가기
재단, 기전문화예술 여름호 발간
admin - 2007.07.11
조회 1479




▶「혼합의 시대와 문화예술」특집
▶ 최재천 교수 <사회문화 트렌드 2020> 강연 등 다양한 글들


문화담론지를 표방하고 있는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권영빈)의 『기전문화예술』 여름호(통권 제48호)가 최근 ”혼합의 시대와 문화예술”이라는 특집을 주 테마로 발간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전문화예술 여름호 특집은 특히 생물학자인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2020년의 사회문화 트렌드를 분석한 ”사회문화 트렌트 2020”을 비롯해 문학평론가 이명원씨의 ”고요한 신세기 문학수도원에서 사유하다”, 미학자 최정은씨의 ”트릭스터, 영원히 경계를 떠돌다”, 젊은 비평가들의 연구모임인 포럼x와 경기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문학 심포지엄 ”한국문학과 탈국가적 상상력”의 종합토론을 모은 ”탈국가적 상상력과 비국가적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등이 다뤄졌다.






또 문화비평 분야에서는 서울대 미학과 김문환 교수의 ”미래국가발전과 문화의 방향”과 문화평론가 권경우씨의 ”미래한국을 위한 반문화적 혹은 문화적 접근” 등 4편의 비평, 정갑식씨의 ”뜨거워지는 지구, 사람 탓인가 자연현상인가?” 등의 문화에세이 등이 실렸다.

이밖에도 ”또랑광대가 판문화를 살린다”를 비롯한 문화예술 현장을 찾은 리뷰와 ”너무 생생한 감각의 무게” 등 북리뷰 등이 함께 담아져 있다.

“섞여야 건강하다, 섞여야 아름답다”

특히 이번 여름호에서는 특집 <혼합의 시대와 문화예술>에서는 사회문화, 미학, 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혼합의 시대의 문화예술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다음은 간략한 책 소개.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이화여대 석좌교수)는 ”2020년의 사회문화 트렌드”를 짚어봤다. 최 교수는 “2020년은 기후변화, 고령화, 여성의 시대와 함께 ”섞임”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유례 없는 창의성과 혁신의 시대가 올 것”이라며 사회문화 트렌드의 변화 양상을 진단했다.

⼶이명원(문학평론가)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기존의 ”리얼real” 개념은 ”하이퍼-리얼 hyper-real”로 대체되면서 ”굿바이 미메시스!”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 문학이 이전의 방식과 다르지만, ”그래도 가능한 세계”를 어떻게 모색해야 할지를 짚어보고 있다. [논쟁]에서는 재단과 포럼x가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을 통해 소설에 나타난 ”탈국경”의 상상력과 ”비국가적 연대”의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묻는 기획물이 실렸다. 이 기획은 우리 안의 타자와 어떻게 만나야 할지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이 되리라고 믿는다.

⼶도정일(문화평론가·경희대 명예교수)은 「문화정책과 문화의 미래」에서 세계화 현상이 초래하는 토착문화의 소멸 위기를 경계하면서, 독특한 지역문화들이 세계의 문화다양성을 풍요롭게 하는 소중한 자원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또 ⼶김찬호(한양대 교수)는 외국인 90만명 시대를 맞아 경기도를 비롯한 정책 당국이 외국인 노동자, 국제결혼여성, 탈북자 등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문화정책적 배려와 의지를 강조한다. 자국/자민족 중심의 문화가 아니라 각국의 문화를 존중함으로써 “한국 안에 ”베트남류” ”버마류” ”필리핀류” 등 다양한 아시아 문화의 바람이 일어나도록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정은(미학자)은 세계 신화에 고루 나타나는 원형적인 캐릭터인 ”트릭스터trickster”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트릭스터의 유형은 너무나 많고 결말도 자못 상이하지만, 그것들은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존재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인의 사유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한 곳에 멈추지 않고, 경계와 장소를 통과해가는 트릭스터의 모습을 다양한 신화에서 만날 수 있다.

특집 이외에도 [문화비평] 꼭지에서는 문화와 경제의 접근에 관한 ⼶김문환 교수(서울대 미학)의 「미래 국가발전과 문화의 방향」이란 글에 대해 ⼶권경우(문화평론가)가 이 기획에 대한 문화적 접근인지 반문화적 접근인지를 살펴보는 것 또한 흥미롭다. ⼶고봉준(문학평론가)과 ⼶안이영노(문화기획자)는 각각 아마추어리즘과 지역성의 관계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펼쳤다.

또한 경기문화재단 10주년을 맞아 ⼶이형복(기자)은 재단 출입기자가 본 재단에 관해, 재단의 중심사업인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안치운(연극평론가)이 ”지원과 수혜, 시상과 수상, 의무와 윤리”라는 관점에서 지원의 활성화와 지역 문화예술의 활성화의 관련성에 대해 짚어주었다. 이외에도 [문화현장]에서는 사라진 ”판 문화”를 살리는 또랑광대의 부활 필요성에 관해 ⼶박흥주 소장(굿연구소)이 글을 보탰는가 하면, 최근 ”인류인주의 공통어”로 부상하고 있는 에스페란토어운동의 문화정치적 의미를 다룬 ⼶조정환(정치철학자)의 글 또한 주목을 요한다.

첨부 : 표지사진

문의 : 031)231-7234

⼆ 기전문화예술 여름호 _ 주요 내용 발췌

“섞여야 건강하다. 섞여야 아름답다. 섞여야 순수하다. 왜냐하면 자연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늘 섞여왔기 때문이다.” 진화를 다른 말로 하면 유전자의 다양성을 향한 변화입니다. 자연계의 생물들은 유전자를 다양하게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섞어왔습니다. 섞지 않고 고고한 유전자는 다 망했습니다. 한동안 잘 나가다가도 그 유전자를 공략할 수 있는 병원균이 돌면 몰살하고 끝나는 겁니다. 끊임없이 섞는 생물들은 그 유전자만 공략할 수 있는 병원균이 나타나도 일부만 죽고 대부분이 살아남기 때문에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최재천, 「사회문화 트렌드 2020」, pp.22-23

② 우리는 자연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삽니다. 다만 지금까지는 기가 막히게 머리 좋은 사람이, 기가 막히게 운 좋은 사람이 발견했었습니다. 이제 이것을 마음 먹고 눈을 크게 뜨고 자연에서 끄집어 올 것 없나 적극적으로 생각해봅시다. 그래서 제가 만들어낸 학문이 의생학(擬生學)입니다. 자연을 흉내 내서 끄집어내자, 생물을 모방해서 끄집어내자 이겁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외국에서 하는 일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에서 멈추지 말고 자연계의 섭리를 배워오자, 동물들이 어떻게 사나, 동물들의 조직을 연구해서 인간사회 조직사회를 연구해보자. 의생학을 개발해서 해보자 했는데, 살펴보니 기업은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사회는 이미 하고 있었던 것이죠. 문제는 이론적인 배경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거나 막 붙여보자, 그런 식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학계가 이제는 이것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 최재천, 「사회문화 트렌드 2020」, p.27

③ ”그래도 가능한 세계”란 것이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오늘의 소설가에게 필요하다. 문명적으로나 상황적으로나 오늘의 소설가는 현란한 스펙터클의 내부에 갇혀 있다. 물론 갇혀 있는 것은 소설가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실제로는 스펙터클을 구조화하고 그것에 내면화되는 우리 모두가 경계 안에 갇혀 있다. 스펙터클의 현실이 강화되면 될수록 소설가와 현실, 그리고 독자의 접촉면은 축소되고, 소설쓰기의 원천은 상호텍스트성의 자장 아래 포섭된다. 현실에서 가상이 산출되는 것이 아니라, 가상이 현실을 산출한다는 시뮬라시옹 논리는 소설에도 변함없이 관철되는 경향성이고, 실제로 한국의 소설계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 급격히 빠져들고 있다.

아마도 이 세기의 전반부에 많은 수의 소설가들은 어떤 결단에 가까운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열등한 형태로나마 서사적 스펙터클의 경향을 추수할 것인지, 아니면 무모해 보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스펙터클을 거슬러 최후의 근대적 소설가로 남을 것인지. 그러나 이편이나 저편이나 소설가들이 처하게 될 상황 전체는 고요한 문학수도원의 영지(領地) 내로 한정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수도원에서는 스펙터클의 외부를 꿈꾸는 자와 내부에 갇혀 있는 자들이 동거할 수밖에 없다. 나는 외부를 꿈꾸는 편에, 낡은 방식처럼 보이지만 고고학자처럼 함께하고 싶다. 그렇게 잡다한 ”리얼”과 현란한 ”스펙터클” 사이에서, 통로를, 가까스로, 뚫어야 한다. ”현실 사회의 비현실성”을 거슬러, 불가능해 보이는 ”비현실의 현실성”을 소설이 증거할 수 있을 때, 근대문학의 유언장은 가까스로 작성된다.

– 이명원, 「고요한 신세기 문학수도원에서 사유하다」, pp.42-43

④ 서영인 : 외국인 노동자를 형상화하는 문학적 관습은 문제가 많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형상화를 찾아야 하는 것이 굉장한 숙제라는 것은 분명히 맞는데, 나는 왜 그런저런 관습적 상징의 문제가 그렇게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왜 그것이 그다지 거슬리지 않았을까. 복도훈 선생님이 마지막 결말에서 <코끼리>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부정이 그다지 정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제 경우에는 그런 관습적 상징들이, 그것이 뻔하기 때문에, 그 뻔함이 작품의 의미나, 독자를 향한 효과의 측면에서 그다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다른 새로움을 찾고자 했습니다. 관습은 새로운 발견과 의미화가 있은 후에도 아주 오래 지속됩니다. 우리가 보아야 할것은 이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차하고 중첩되는 과정, 그 관계가 아닐까. 이 말은 무슨 얘기냐면, 공평하게 말하자면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만 봤다면, 역으로 복도훈 선생님은 복도훈 선생님이 보고 싶은 것만 봤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취향의 문제로 치부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것은 무엇이고, 복도훈 선생님이 본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이 이 작품에서 맺는 관계는 무엇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를 다 봤을 때 비로소 작품이해와 우리의 대화 또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포럼x, 「탈국가적 상상력과 비국가적 연대는 어떻게 가능한가」, pp.69-70

⑤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매우 넓을 뿐 아니라 지역에 따라 특성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동두천과 성남의 글로벌 현실이 동일한 차원에서 논의되기 어려울 것이다. 지역별로 독특한 사정들을 연구하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역별로 어느 나라의 특화된 문화 공간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경기도는 일찍부터 외국인들이 모여들어 한국 사회와 갈등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면서 섞여왔다. 그 두터운 경험은 다민족 사회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문화적 감수성을 배양한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다.

– 김찬호, 「깨진 신화, 단일문화 사회를 넘어」, p.92

⑥ 그렇다면 우리는 되물어야 한다. 지원 프로그램 개발·지원 심의·지원정책의 확립 그리고 상에 대한 심사, 상에 대한 오만과 편견 등에 앞서서 창조적 예술활동이 무엇이고, 그 안에 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지원이 의무라면 수혜는 윤리라는 것을. 지원제도가 활성화된 이래, 과연 우수한 작가와 작품들이 견고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다시 물어야 한다. 오히려 지원제도가 작가들의 열정을 앗아간 것은 아닌지, 작품의 수준을 균등하게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말한다. 90년대 이후 한 시대를 대변하기 위해서 자신의 극한에까지 치달으려고 하는 새로운 극작가와 연출가 그리고 배우들이 없고 새로운 형식을 지닌 춤과 연극, 우리 사회의 복잡한 징후를 드러내는 춤과 연극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그렇다고 지원제도가 기존의 한국 춤과 연극에 예각적으로 자리 잡고 혹은 배타적으로 등을 돌린 채 작업을 하고 있는 이들을 돕고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 안치운 「지원과 수혜, 시상과 수상, 의무와 윤리」, p.150

⑦ 하기야 쉽지도 않고 친절하지도 않은 예술이 어찌 현대무용뿐이겠는가. 일찍이 현대미술이 추상화되고 개념화되면서 난해한 예술로 자리매김하더니 영화의 예술성을 따지는 아르누보 작가들의 실험적이고 난해한 작품들, 그리고 연극과 음악 역시 기존의 전형에서 벗어나 한층 더 복잡하고 난해해졌다. 여기에 작금에 이르러 현대무용 역시 같은 족적을 드러내고 있다. 춤이 더 이상 감각과 시각에만 국한되어 감상되기보다는 개념을 따져 묻고, 현대적 사고와 좀 더 심오하게는 철학으로 해석해야 제대로 이해되는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리하여 현대무용은 막연한 신들림도 아니며, 스타일 좋은 변형된 패션쇼와 구분지어지며, tv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 중심의 cf와도 분명 다르다. 그런가 하면 명확했던 과거의 구분을 별 것 아닌 것처럼 무시하는데, 연극 같은 무용 공연과 같이 공간과 시간을 전복시켜 버리고, 심지어는 공연에 있어 필수조건이라 여겼던 무용수까지 사라진 공연이 등장하고 있다.

-박성혜 「”싸움터로 자신의 몸을 내던져라”」, p.191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경기문화재단이 보유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작품 사진의 경우 작품저작권자의 권리에 의해 보호를 받기 때문에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니 문의 후 이용 바랍니다.
댓글 [0]
댓글달기
댓글을 입력하려면 로그인 이 필요합니다.
이전 다음 미분류

콘텐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