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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소중함
admin - 2002.12.24
조회 2970
얼마 전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재 연구원(수장 김성태)이 화성시에서 ‘문화재보호법과 매장문화재’라는 주제로 연수교육을 실시했다. 파주,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의 문화재 관계자들 다수가 참여했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장례문화에 관한 교육쯤으로 미루어 생각했으나 막상 가보니 그렇지 않았다. ‘매장문화재’란 땅 속에 묻혀 있거나 물 속에 있어 존재 자체를 잘 모르고 있는 문화재를 말한다. 문화재에는 유형문화재(보물, 국보)와 무형문화재(중요 무형문화재)가 있는데 매장문화재는 비지정 문화재에 속한다. 시간시간 강사진의 해박한 명강의를 듣고 화성시 향남면 보건소 뒤 문화재 발굴조사지를 견학했다. 날씨가 쌀쌀했으나 살얼음을 밟으면서 1천600년 전 조상들의 삶 흔적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대학원생인 발굴학자의 경상도 사투리 설명이 어찌나 구수하고 진지한지 수강생들을 감동시켰다. 집의 구조와 토기의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는데 그 중 유독 관심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10살쯤 돼 보인다는 어린아이의 무덤으로, 관이 토기형태였다. 그 곳에서 아기무덤 둘이 나왔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주인도 바뀌고 짓던 집에 새로운 터가 마련됐는데도 집터와 유물 등이 여태 반질반질하게 남아있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했다. 유물들을 발굴해 전시한 집안에 들어가 보니 내부는 더욱 경이로웠다. 묵직하고 큼직한 토기에서 작고 앙증맞은 토기에 이르기까지 전시된 옛 유물들이 고이 진열돼 있었다. 저토록 아름다운 선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싶어지는 것이 ‘역시 우리는 훌륭한 조상들의 후예’라는 긍지가 솟았다. 우리 조상의 삶의 흔적이 이토록 놀라움과 경이로울 줄은 몰랐다. 지금까지 수많은 난개발이 이뤄져 왔지만 본격적인 개발사업을 하기 전 지표조사를 거치지 않아 그냥 묻혀버린 문화재가 많다고 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많은 보물들을 잃어버렸다. 발굴을 통한 기록이 없으면 역사를 전혀 알 수 없다. 그저 과거라는 시간 속에 매몰되고 말뿐이다. 이는 곧 ‘당대 문화적 보고의 말살’을 의미하기도 한다. 관련당국은 개발사업에 착수하기 이전에 반드시 현장 발굴조사를 선행하도록 제도화 해야 할 것이다. 발굴조사 자체가 개발사업의 일부분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경기지역에서의 발굴건수는 1946년 이후 2000년까지 총 320건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11%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제는 우리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것을 잘 보존해야 한다. 발굴한 문화재는 전시와 지속적인 보존이 동시에 수반돼 후대에 전해 줘야 할 문화유산이다. 사적공원 등의 조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보존의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 충주 운천지구의 흥덕사지에 건립된 고인쇄박물관, 몽촌토성기념관, 암사동 선사유적기념관처럼 일반인에게 사랑 받고 있는 박물관들이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우리 문화재는 우리 스스로가 관심을 갖고 보존 발굴해 조상의 슬기를 이어받고 끊임없는 공부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늘 차를 타고 가다보면 저 택지에 왜 줄이 드리워져 있을까 궁금했는데 발굴현장을 답사하고 나니 인생은 평생을 배워야 함을 재인식하게 됐다. 지현숙/(사)대한어머니회 경기도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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